🌕 추석 연휴 휴무 9월 20일(일) ~ 27일(일)  ·  9월 28일(월)부터 정상 운영합니다
← 수업 노트 전체 보기
Learning Science

영어 표현, 몇 번 봐야 입에서 나올까? — 반복 횟수의 과학

베로니카 · 베프영 수업 노트

수업에서 새 표현을 정리해 드리면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이거 저번에도 배웠는데 또 안 나오네요." 민망해하실 일이 아닙니다. 몇 번 만나야 입에서 나오는지를 실제로 세어본 연구들이 있는데, 그 숫자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영어 표현은 몇 번 만나야 외워질까?

Webb(2007)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실험했습니다. 같은 단어를 문맥 속에서 만나는 횟수를 1회 · 3회 · 7회 · 10회로 나눠 놓고, 나중에 어휘 지식을 여러 방식으로 측정했어요.

결과는 단순했습니다. 10회까지 모든 구간에서 지식이 계속 늘었습니다. 어디선가 멈추고 평평해지는 게 아니라, 만날수록 계속 좋아졌어요. 바꿔 말하면 일곱 번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Pigada와 Schmitt(2006)도 비슷한 방향을 보고했습니다. 다독 상황에서 단어를 익히려면 열 번 넘게 만나야 안정적인 지식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있습니다. "열 번이면 된다"가 아닙니다. 열 번까지 재봤더니 계속 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열 번은 바닥선이지 목표선이 아닙니다.

여러 번 봤는데 왜 말할 때는 안 나올까?

이게 성인 영어회화에서 훨씬 자주 겪는 문제입니다. 분명히 여러 번 봤고 뜻도 아는데, 대화에서는 안 나옵니다.

Nation(2001)은 어휘를 안다는 것을 한 덩어리로 보지 않았습니다. 형태(소리·철자), 의미, 용법(같이 쓰이는 단어, 격식, 문법 자리) 등 여러 갈래로 나누고, 갈래마다 필요한 노출의 성격이 다르다고 정리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단어장을 열 번 넘긴 것은 앞쪽만 채운 겁니다. 뒤쪽은 손도 안 댄 상태고요. 만난 횟수는 늘었는데 꺼낸 횟수는 그대로인 거예요.

그럼 반복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

세 가지만 바꾸시면 됩니다.

왕초보일수록 이 숫자가 더 중요합니다

표현을 많이 아는 분은 하나가 안 나와도 다른 말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가진 표현이 적을 때는 하나가 막히면 문장 전체가 멈춥니다.

그래서 왕초보 영어에서는 개수를 늘리는 것보다 몇 개를 확실하게 만드는 것이 먼저입니다. 열 개를 어렴풋이 아는 것보다 세 개가 입에 붙어 있는 쪽이 대화를 훨씬 멀리 끌고 갑니다.

베프영 1:1 영어 코칭에서 한 수업에 새 표현을 많이 드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대신 같은 표현이 여러 수업에 걸쳐 다시 나오도록 짭니다. 지난주에 드린 표현을 이번 주 대화 속에서 다시 꺼내시게 하고, 안 나오면 그 자리에서 한 번 더 만들어 보시게 합니다. 혼자 하시면 이 반복을 설계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엇을 몇 번 만났는지 기억해 두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References Webb, S. (2007). The effects of repetition on vocabulary knowledge. Applied Linguistics, 28(1), 46–65.
Nation, I. S. P. (2001). Learning Vocabulary in Another Langua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Pigada, M., & Schmitt, N. (2006). Vocabulary acquisition from extensive reading: A case study. Reading in a Foreign Language, 18(1), 1–28.
표현 수를 줄이고 반복을 채우세요

5분 진단으로 지금 무엇이 발목을 잡는지 확인하고, 상담에서 다음 단계를 함께 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