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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rning Science

복습했는데 왜 입에서 안 나올까? — 다시 보기와 다시 꺼내기

베로니카 · 베프영 수업 노트

수강생분들께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그 표현 분명히 봤는데 막상 말하려니까 안 나와요."

공부를 안 하신 게 아닙니다. 공부하는 방식이 「보는 쪽」에 쏠려 있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왜 여러 번 봤는데 영어가 입에서 안 나올까?

Roediger와 Karpicke(2006)가 이걸 정면으로 실험했습니다. 학습자를 두 무리로 나눠, 한쪽은 지문을 여러 번 다시 읽게 하고 다른 쪽은 안 보고 기억해내게 했습니다.

결과가 시점에 따라 뒤집힙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다시 읽은 사람들이 "나 이거 잘 알아"라고 더 자신 있게 느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는 덜 남았는데 말이죠.

영어로 옮기면 정확히 겹칩니다. 단어장을 다시 훑으면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수업에서 그 표현을 써야 하는 순간, 안 나옵니다. 느낌과 실력이 어긋나 있었던 겁니다.

「다시 공부」가 아니라 「다시 꺼내기」여야 하는 이유

Karpicke와 Roediger(2008)는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이번엔 외국어 단어였습니다 — 스와힐리어와 영어 짝을 외우는 실험이었어요.

일단 다 외운 뒤에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일주일 뒤 결과는 두 덩어리로 갈렸습니다. 시험을 계속 본 두 무리는 80% 안팎을 기억했고, 시험을 뺀 두 무리는 30%대로 떨어졌습니다.

공부를 더 하느냐는 거의 상관이 없었고, 꺼내봤느냐가 갈랐습니다. 이미 한 번 외운 것을 또 들여다보는 시간은 거의 값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에요.

그럼 영어 스피킹 연습은 어떻게 바꿔야 할까?

규칙은 하나입니다. 보기 전에 먼저 꺼내보세요.

왕초보 영어를 시작하신 분들이 특히 여기서 손해를 봅니다. 아직 아는 게 적으니 계속 보는 쪽이 마음이 편하거든요. 그런데 위 실험대로라면, 적게 알 때부터 꺼내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훨씬 남습니다.

못 꺼내서 답답한 그 순간이 실패가 아니라 연습의 본체입니다. 틀리면서 남는 것에 대해서는 실수가 기억을 만드는 방식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직장인 영어에서 이게 왜 더 중요한가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퇴근하고 30분을 쓴다면, 그 30분을 훑어보는 데 쓸지 꺼내는 데 쓸지가 3개월 뒤를 가릅니다.

그리고 회의나 미팅에서 필요한 건 알아보는 능력이 아니라 꺼내는 능력입니다. 들으면 이해되는데 말은 안 나오는 상태 — 그게 「보는 연습」만 쌓았을 때 도착하는 자리입니다.

베프영 1:1 영어 코칭에서 수업 시작하자마자 지난 시간 표현부터 말하게 하는 이유입니다. 노트를 보여드리고 읽게 하면 수업이 부드럽게 흘러가지만, 그건 「다시 보기」입니다. 안 보고 먼저 꺼내시게 하면 막힙니다. 그 막히는 지점이 오늘 채울 자리예요. 1:1이라 그 지점을 사람마다 다르게 잡을 수 있습니다.
References Roediger, H. L., & Karpicke, J. D. (2006). Test-enhanced learning: Taking memory tests improves long-term retention. Psychological Science, 17(3), 249–255.
Karpicke, J. D., & Roediger, H. L. (2008). The critical importance of retrieval for learning. Science, 319(5865), 966–968.
자주 묻는 질문
영어 표현을 여러 번 봤는데 왜 말할 때 안 나오나요?

다시 읽는 복습은 익숙함을 키우지 기억을 키우지 않기 때문입니다. Roediger와 Karpicke(2006)의 실험에서 다시 읽은 사람들은 5분 뒤 시험에서만 앞섰고, 이틀·일주일 뒤에는 안 보고 기억해낸 쪽이 크게 앞섰습니다. 더 잘 안다고 느낀 쪽은 오히려 다시 읽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영어 단어를 다 외운 뒤에도 계속 봐야 하나요?

이미 외운 것을 또 보는 시간은 값을 거의 못 합니다. Karpicke와 Roediger(2008)는 외국어 단어를 다 외운 뒤 공부를 뺀 조건과 시험을 뺀 조건을 비교했는데, 일주일 뒤 기억은 시험을 계속 본 쪽이 80% 안팎, 시험을 뺀 쪽이 30%대였습니다. 공부를 더 하느냐보다 꺼내봤느냐가 갈랐습니다.

혼자 하는 영어 스피킹 연습은 어떻게 바꾸면 되나요?

보기 전에 먼저 꺼내는 순서로 바꾸면 됩니다. 단어장을 펴기 전에 어제 배운 표현을 소리 내어 말해보고, 안 나올 때만 확인하세요. 노트를 다시 읽는 대신 덮고 요약해 말해보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못 꺼낸 채 몇 초 버티는 시간이 연습의 본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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