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야기를 4분·3분·2분으로 — 영어가 유창해지는 순서
영어 스피킹에서 유창하다는 말은 애매합니다. 단어를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문법이 완벽한 것도 아닌데 술술 나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술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 보여준 연구가 있습니다.
4분·3분·2분이 뭔가요?
Nation(1989)이 제안한 방법입니다. 규칙은 이게 전부입니다.
- 어떤 주제로 4분 동안 말합니다
- 상대를 바꿔 같은 이야기를 3분에 합니다
- 다시 바꿔 같은 이야기를 2분에 합니다
내용을 새로 만들지 않습니다. 준비도 안 합니다. 시간만 줄입니다.
그런데 세 번째가 되면 말이 눈에 띄게 붙습니다. 같은 이야기인데 훨씬 매끄럽게 나옵니다.
왜 시간을 줄이면 말이 붙을까?
첫 번째에는 무슨 말을 할지를 찾느라 머리가 바쁩니다. 내용을 고르고, 단어를 찾고, 문장을 만드는 일을 동시에 합니다. 그러니 끊깁니다.
두 번째부터는 내용이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찾는 데 쓰던 힘이 남습니다. 그 남은 힘이 말하는 쪽으로 갑니다.
시간을 줄이는 건 그 힘을 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4분에 하던 이야기를 2분에 하려면 머뭇거릴 틈이 없습니다.
정말 효과가 있나? — 다만 무엇이 좋아지는지가 중요합니다
Thai와 Boers(2016)가 이걸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시간을 점점 줄여 반복한 조건과, 같은 시간을 유지하며 반복한 조건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한쪽으로만 나왔습니다.
- 유창성 — 시간을 줄인 쪽이 올랐습니다. 말이 빨라지고 덜 끊겼습니다
- 복잡성·정확성 —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이 방법은 유창성을 위한 것이지 문법을 고쳐주지 않습니다. 이걸 아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만 하면 영어가 는다"는 말은 과장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아는 문장이 입에서 안 나오는 상태에는 정확히 듣는 약입니다. 문법을 몰라서 막히는 게 아니라 꺼내는 속도가 느려서 막히는 경우 말입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나요?
됩니다. 상대가 없으면 녹음으로 대신합니다.
- 주제 하나를 정합니다 — 이번 주에 한 일처럼 본인 이야기가 좋습니다
- 타이머를 4분에 맞추고 녹음하며 말합니다. 중간에 멈추지 않습니다
- 3분, 2분으로 두 번 더. 녹음을 다시 듣지 말고 바로 이어서 합니다
다시 듣는 건 나중에 해도 됩니다. 세 번을 붙여서 하는 게 핵심이에요.
직장인 영어에서 특히 쓸 만합니다. 10분이면 한 세트가 끝납니다. 그리고 주제를 회의 발표나 업무 소개로 잡으면 그대로 실전 연습이 됩니다.
같은 과제를 다시 하는 것이 왜 통하는지는 과제 반복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Thai, C., & Boers, F. (2016). Repeating a monologue under increasing time pressure: Effects on fluency, complexity, and accuracy. TESOL Quarterly, 50(2), 369–393.
4/3/2 기법이 무엇인가요?
같은 이야기를 4분, 3분, 2분으로 시간을 줄여가며 세 번 말하는 연습입니다. Nation(1989)이 제안했습니다. 내용을 새로 만들거나 준비하지 않고 시간만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두 번째부터는 무슨 말을 할지 찾을 필요가 없어서, 그 힘이 말하는 쪽으로 갑니다.
시간을 줄여 반복하면 문법도 좋아지나요?
아닙니다. Thai와 Boers(2016)의 실험에서 시간을 줄인 쪽은 유창성이 올랐지만 복잡성과 정확성에서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방법은 아는 문장을 빠르게 꺼내는 연습이지 문법을 고치는 연습이 아닙니다.
혼자서 4/3/2 연습을 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상대 대신 녹음을 씁니다. 주제 하나를 정하고 타이머를 4분에 맞춰 멈추지 않고 말한 뒤, 3분과 2분으로 두 번 더 합니다. 중간에 녹음을 다시 듣지 말고 세 번을 이어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세트에 10분이면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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