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공부가 제일 안 남습니다 — 편했다면 의심해 보세요
쉬운 교재로 공부하신 분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정도는 술술 풀려요. 잘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한 달 뒤 같은 내용을 다시 물어보면 기억이 안 납니다.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술술 풀린 공부일수록 남는 게 적습니다.
왜 쉬운 공부가 오히려 안 남나요?
어려움 자체가 기억을 만드는 재료이기 때문입니다.
학습을 오래 연구한 쪽에서 이 현상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y)입니다. 공부하는 동안은 힘든데, 나중에 남는 건 오히려 많아지는 종류의 어려움을 가리킵니다.
반대로 공부하는 동안은 편한데, 나중에 남는 게 적은 방식들이 있습니다. 밑줄 긋기, 정답을 보면서 풀기, 쉬운 문제만 골라 풀기가 여기 속합니다.
편한 공부가 왜 안 남는지는 밑줄·다시 읽기가 왜 꼴찌였을까에서 순위로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왜 그런 순위가 나오는지, 그 원리를 다룹니다.
모든 어려움이 다 좋은 건가요?
아닙니다. 여기가 제일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어려움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 바람직한 어려움 — 안 보고 떠올리기, 간격을 두고 다시 하기, 비슷한 것끼리 섞어서 하기. 힘들지만 결국 도움이 됩니다
- 그냥 어려움 — 수준에 안 맞는 교재, 발음이 뭉개진 녹음, 설명 없이 던져진 문법. 힘들기만 하고 남는 게 없습니다
구분하는 기준은 이겁니다. 「지금 힘든 게 나중에 꺼내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그냥 못 알아듣는 것인가.」
그럼 일부러 어렵게 공부해야 하나요?
맞는 종류의 어려움을 고르시면 됩니다. 억지로 힘들게 만드는 게 아니라요.
- 단어를 볼 때 뜻을 먼저 가리고 떠올려 본 뒤 확인하세요
- 어제 배운 것을 오늘 다시 안 보고 말해보세요
- 한 문법만 파지 말고 여러 문법을 섞어서 연습하세요
섞어서 연습하는 게 왜 효과적인지는 한 챕터씩 끝내는 영어 공부가 왜 안 남을까에, 간격을 두는 방법은 몰아서 3시간 vs 매일 30분에 있습니다.
공부하면서 불편하면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반대입니다. 안 보고 떠올리려다 막히는 순간, 그 막히는 느낌 자체가 「지금 뇌가 일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정도면 편하게 다 알겠다」는 느낌이 들면, 오히려 그 자리를 의심해 보세요. 너무 쉬운 단계에 계속 머물러 계신 것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해볼 것 하나
최근에 배운 표현 하나를 고르세요. 뜻을 가리고 먼저 떠올려 보세요.
바로 안 나와서 몇 초 헤매셨다면, 잘하고 계신 겁니다. 그 헤맨 시간이 기억을 만듭니다.
영어 공부가 편하게 술술 되는데 왜 실력이 안 느나요?
편한 공부일수록 남는 게 적기 때문입니다. 학습 연구에서는 이를 바람직한 어려움이라고 부릅니다. 공부하는 동안은 힘들지만 나중에 남는 것이 많은 방식과, 편하지만 나중에 남는 것이 적은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모든 어려움이 학습에 도움이 되나요?
아닙니다. 안 보고 떠올리기나 간격 두고 반복하기처럼 힘들지만 결국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어려움과, 수준에 안 맞는 교재처럼 힘들기만 하고 남는 게 없는 그냥 어려움을 구분해야 합니다. 지금 힘든 것이 나중에 꺼내는 데 도움이 되는지가 기준입니다.
공부하면서 막히고 헤매면 잘못하고 있는 건가요?
반대입니다. 안 보고 떠올리려다 막히는 순간은 뇌가 일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오히려 너무 편하게 다 아는 느낌이 들면 너무 쉬운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합니다.
무료 레벨테스트로 지금 단계가 너무 편하지는 않은지 확인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