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뜻을 같이 쓰면 손해일까 — 대조해서 짚으면 오히려 남습니다
"한국어 뜻 보면서 외우면 안 된다고 들었어요. 영어는 영어로 익혀야 한다고요."
많이 들으신 말씀일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비교해 본 연구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한국어 뜻을 같이 쓰면 손해인가요?
오히려 나았습니다.
단어를 가르치는 세 가지 방식을 비교한 연구가 있습니다.
- 의미 중심 — 영어로만 뜻을 설명
- 형태 중심 — 단어의 생김새·문법에 집중
- 대조번역 — 모국어와 대조해서 차이를 짚어줌
결과는 대조번역 조건이 모든 시험에서 앞섰습니다. 「영어는 영어로만」이 아니라, 모국어와 나란히 놓고 차이를 짚어주는 쪽이 더 남았습니다.
(주의 — 이 연구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우연 학습을 잰 실험입니다. 성인 회화 수업에 그대로 옮기지 말고, 「모국어 대조가 방해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만 쓰세요.)
왜 대조하는 쪽이 더 남을까요?
차이가 보여야 기억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만 설명을 들으면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에서 끝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한국어와 나란히 놓으면 「어, 한국어로는 이런데 영어는 여기가 다르네」가 보입니다. 그 다른 지점이 기억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make와 do는 한국어로 둘 다 「하다」입니다. 영어로만 설명 들으면 구분이 안 됩니다. 「한국어로는 같은데 영어는 다르다」는 걸 짚어줘야 그 차이가 남습니다.
그럼 한국어를 계속 써도 되나요?
「대조」로 쓰시면 됩니다. 「번역」으로만 쓰시면 다시 원점입니다.
- ✗ 영어 → 한국어 뜻만 적기 — 단어장의 함정과 같습니다
- ✓ 「한국어로는 이런데 영어는 여기가 달라요」 — 차이를 짚기
단어장의 방향 문제는 단어장으로 외운 단어는 말할 때 나올까에서 다뤘습니다. 거기서 말한 「영어 → 한국어만으로는 부족하다」와 이번 글의 「대조하면 남는다」는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뜻만 적는 것과 차이를 짚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수업 중에 한국어를 써도 되나요?
막힌 개념을 정리할 때는 써도 됩니다. 다만 산출(말하기)까지 한국어로 끝내지는 마세요.
한국어 사용 전반에 대한 이야기는 영어 수업에서 한국어 쓰면 안 되나요에 더 있습니다.
왕초보인데 한국어 설명 위주로 들어도 되나요?
네, 초반에는 오히려 필요합니다. 다만 설명은 한국어로, 연습은 영어로 라는 원칙만 지키세요.
오늘 해볼 것 하나
헷갈리는 영어 단어 두 개를 골라보세요 (예: make / do).
「한국어로는 같은데 영어에서는 이렇게 다르다」를 한 문장으로 적어보세요.
그 한 문장이 뜻만 여러 번 본 것보다 오래 남습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 한국어 뜻을 같이 쓰면 손해인가요?
오히려 나았습니다. 의미 중심, 형태 중심, 대조번역 세 가지 방식을 비교한 연구에서 모국어와 대조해서 차이를 짚어준 대조번역 조건이 모든 시험에서 앞섰습니다.
왜 한국어와 대조하는 쪽이 더 오래 남나요?
차이가 보여야 기억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영어로만 설명을 들으면 대충 이런 느낌으로 끝나기 쉽지만, 한국어와 나란히 놓으면 어디가 다른지가 보입니다. make와 do처럼 한국어로는 같은 말인데 영어는 다른 경우가 특히 그렇습니다.
수업 중에 한국어를 써도 되나요?
막힌 개념을 정리할 때는 써도 됩니다. 다만 뜻만 적어서 끝내는 번역과, 차이를 짚어주는 대조는 다른 일입니다. 설명은 한국어로 하더라도 실제로 말하는 연습까지 한국어로 끝내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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