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 휴무 9월 20일(일) ~ 27일(일)  ·  9월 28일(월)부터 정상 운영합니다
← 수업 노트 전체 보기
Psychology

영어로 말할 때 성격이 달라지는 느낌, 왜 들까?

베로니카 · 베프영 수업 노트

상담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한국어로는 회의도 제가 끌고 가는데, 영어로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요." 말수가 줄고, 농담을 안 하게 되고, 의견이 있어도 삼키게 된다고요. 그리고 대개 이 말을 자기 성격 탓으로 마무리하십니다. "제가 원래 소심해서 그런가 봐요."

그런데 이건 성격 이야기가 아닙니다. 언어를 바꾸면 성격 점수가 실제로 달라진다는 연구가 여러 편 있습니다.

영어로 말할 때 성격이 달라지는 느낌은 착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착각이 아닙니다. Ramírez-Esparza와 동료들(2006)은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두 쓰는 사람들에게 같은 성격 검사를 두 언어로 실시했습니다. 같은 사람에게, 같은 문항으로요. 그런데 점수가 달랐습니다. 영어로 응답할 때 외향성·성실성·개방성이 더 높게 나왔어요.

연구진은 이를 문화적 프레임 전환(cultural frame switching)으로 설명합니다. 언어는 단어 묶음이 아니라 그 언어를 쓰는 자리의 기준까지 같이 딸려오는 것이라서, 언어를 바꾸면 "여기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재는 잣대도 함께 바뀐다는 겁니다. Chen과 Bond(2010)도 중국어와 영어를 쓰는 이중언어 사용자에게서 같은 방향의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그러니까 영어로 말할 때의 내가 '진짜 내가 아닌' 게 아니라, 다른 기준으로 재어진 나인 거예요.

왜 영어로 말하면 소극적으로 변할까?

여기서 한국 성인 학습자에게 더 와닿는 연구가 Dewaele와 Nakano(2013)입니다. 다국어 사용자들에게 언어별로 자기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물었더니, 덜 익숙한 언어로 말할 때 스스로를 덜 논리적이고, 덜 진지하고, 더 어색하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이 격차는 숙련도가 올라갈수록 줄었습니다. 즉 "영어로는 내가 아니다"라는 느낌은 고정된 성격이 아니라 지금 내 언어 수준이 만들어낸 상태라는 뜻이에요.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한국어로는 뉘앙스를 열 가지로 나눠 쓰던 사람이 영어에서는 세 가지밖에 못 씁니다. 하고 싶은 말의 70%를 버리고 나면, 남은 30%로 만들어진 나는 실제보다 단순하고 조심스러운 사람이 됩니다. 성격이 변한 게 아니라 쓸 수 있는 표현의 폭이 성격처럼 보이는 것이죠.

이 격차를 줄이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핵심은 영어 실력 전반을 올리는 것보다, 내가 실제로 쓰는 말을 영어로 옮겨두는 것이 빠르다는 점입니다. 성인 영어회화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할 말이 있는 사람이라서요.

영어로 말할 때 유난히 긴장되고 위축되는 문제는 영어 울렁증은 성격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변수입니다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다 타이밍을 놓치는 쪽이라면 완벽주의는 영어 발화를 어떻게 막을까?도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베프영 1:1 영어 코칭이 교재 대신 수강생분의 이야기로 수업하는 이유입니다. 정해진 지문을 읽으면 그 지문 속 사람이 되지만, 본인 일과 본인 의견을 영어로 말하시면 평소의 그 사람이 영어로 나옵니다. 수업에서는 하시려던 말이 중간에 잘릴 때 그 자리에서 표현을 채워드립니다. 그렇게 하나씩 붙여가면 한국어로 말하는 나와 영어로 말하는 나의 거리가 좁혀집니다.
References Ramírez-Esparza, N., Gosling, S. D., Benet-Martínez, V., Potter, J. P., & Pennebaker, J. W. (2006). Do bilinguals have two personalities? A special case of cultural frame switching.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 40(2), 99–120.
Chen, S. X., & Bond, M. H. (2010). Two languages, two personalities? Examining language effects on the expression of personality in a bilingual context.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6(11), 1514–1528.
Dewaele, J.-M., & Nakano, S. (2013). Multilinguals' perceptions of feeling different when switching languages. Journal of Multilingual and Multicultural Development, 34(2), 107–120.
영어로도 원래의 나로 말하세요

5분 진단으로 지금 무엇이 발목을 잡는지 확인하고, 상담에서 다음 단계를 함께 정합니다.